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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815비대위·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연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비대위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장하연 서울경찰청장, 박규석 종로경찰서장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2020.9.1/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815비대위·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연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비대위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장하연 서울경찰청장, 박규석 종로경찰서장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2020.9.1/뉴스1

사랑제일교회 등은 ‘사랑제일교회발(發) 누적확진자 수’ 등 표현 사용에 강하게 반발하며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용해 거짓 여론몰이를 펼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을 고발한다고 알렸다.파워볼실시간

8·15 비대위,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방역 실패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지 말라”며 “8.15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 방역실패의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 사태 이후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사과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마주해야 해결책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랑제일교회발’ 누적확진자 수 등 표현에 대해 “이런 표현은 대국민 사기행각”이라며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회사, 식당, 지하철을 오가다가 감염되면 교회발 확진자냐 회사발 확진자냐”고 따졌다.

또 “어떤 집단도 한 순간에 코로나 집단 감염의 주범으로 생매장당할 수 있다”며 “사랑제일교회와 8.15 집회 참가자에 대한 책임 전가를 당장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우리 교회는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방역활동을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누차 알렸다”며 “없는 사실을 있다고 가정한 뒤 이를 근거로 거짓 정치 공세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방역 당국에 방역 방해 관련 정보공개도 청구했지만 아직 어떠한 답변도 없다”며 “그럼에도 대통령과 서울시, 방역당국, 건강보험공단이 나서서 구상권 청구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 박규석 종로경찰서장 등을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5.4%.. 적자 만성화할 우려
전문가들 “저출산·고령화 고려 없이 나랏빚 너무 급격히 늘려”

정부가 내년에도 ‘경제 회복’을 명분으로 대규모 적자 예산을 편성하면서 나라 살림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으로 112조원 적자가 예정된 데 이어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말 나랏빚은 94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런 기조는 임기 말까지 이어져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2022년이 되면 국가 채무는 1070조3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 비해 410조원 증가한 규모다. 이명박·박근혜 두 정부를 합친 9년 동안엔 나랏빚이 351조원 늘었다. 보수 정부 9년보다 60조원 더 많은 빚이 문재인 정부 5년간 증가하는 셈이다.

역대 정부에서 국가채무 얼마나 늘었나
역대 정부에서 국가채무 얼마나 늘었나

◇형편 안 돼도… 일단 쓰고 보자는 정부

1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과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우리 정부가 109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6.7%까지 오르게 된다. 올해 세 차례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는데도 경제가 본궤도로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내년 세수는 올해보다 9조2000억원 줄어드는데 지출은 43조원(8.5%)이나 늘어나기 때문이다.파워볼

더 큰 문제는 현 정부 임기가 끝난 뒤에도 빚더미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가 각종 복지 지출과 ‘한국판 뉴딜’ 등 다음 정부에서 지출해야 할 항목까지 미리 무더기로 정해 놓은 탓에 다음 정부에서도 100조원대 수퍼 적자 재정이 지속될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전망했다.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건전 재정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를 훌쩍 넘어 -5%대 재정 적자가 만성화하는 시대가 된다. 이에 따라 국가 채무는 2022년 1000조원을 처음 넘은 뒤 2년 뒤인 2024년에는 1300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했다. 건국 후 단 한 번도 40%를 넘지 않았던 국가 채무 비율은 올해 처음 40%를 넘어선 뒤 2024년에는 60%에 근접하게 된다.

◇야당 땐 누구보다 나라 곳간 걱정하더니

야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누구보다 강경한 재정 파수꾼이었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지출을 3% 늘리는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는 “국가 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인 40%가 깨졌다”며 “박근혜 정부 3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났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2016년 국가 부채 증가율을 GDP의 0.35% 이내로 제한하자는 ‘부채 제한법’까지 발의했었다.

그러나 집권 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태도는 180도 변했다. “장차 어려울 때를 대비해 재정 여력을 비축해야 한다”는 지적에 문 대통령은 “채무 비율 40%가 마지노선이라는 근거가 뭐냐”고 되물었고, 고민정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재정을 곳간에 두면 썩는다”고 했다.

집권 후 처음 편성한 2018년 예산안에서 문재인 정부는 “새 정부 정책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며 지출 증가율 7.1%짜리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다음 해엔 “우리 경제와 사회가 구조적인 여러 문제를 안고 있어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며 지출을 9.5% 늘렸다. 그다음 해엔 “경제 활력 회복 의지를 지원해야 한다”며 9.1%를 또 늘렸다.

지난해까지 어느 정도 경제가 버텨줄 때는 대규모 재정 적자를 동반한 정부 지출 급증이 그나마 감당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경제가 무너지고 돈 쓸 곳이 늘어나면서 재정 적자와 국가 채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지경이 됐다.

하지만 현 정부는 나라 살림을 체계적으로 꾸리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국가 재정 운용 계획조차 사실상 무력화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발표한 ’2017~2021년 국가 재정 운용 계획‘에서는 2021년 재정 적자 목표가 2.1%였지만 올해 내놓은 계획에서는 5.4%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향후 저출산·고령화 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데 정부가 재정 적자나 국가 채무를 너무 급격히 늘려나가고 있다”며 “계속 재정 지출을 늘리기보다는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서 민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국가 경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생각 다른느낌]무책임한 행위를 바로 잡지 않으면 어떤 방역이나 경제대책도 무용지물

[편집자주] 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8월에 터진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30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다.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다. 문제는 방역 수준을 높일수록 경제가 나빠진다는 것이다.파워볼사이트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경제성장률을 올해 -0.2%, 내년 3.1%로 예측했지만, 8월 27일 2020년 –1.3%, 2021년 2.8%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코로나19의 국내감염이 확산되면서 민간소비 회복이 제한돼 상반기(–0.8%) 보다 하반기(–1.8%) 어려움이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상당히 선전했다. OECD국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평균이 1분기 –0.9%에서 2분기 –10.9%로 급락했지만 한국은 1분기 1.4%에서 2분기 –2.9%에 그쳐 OECD국 중 1분기 6위에서 2분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 감소에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긴급재난지원금과 전면적인 봉쇄조치 없는 방역으로 소비지출이 덜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경제동향에서는 일부 지표가 크게 나빠졌으나 희망의 단서를 보여주는 신호가 나왔다. 7월 전체 고용률은 60.5%로 전년 동월 대비 1.0%p 하락했고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1%p 상승했다. 특히 상용직은 34만6000명 늘었으나 임시·일용직이 43만9000명 줄어들어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월부터 3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폭과 고용률 하락폭이 축소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또한 8월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의하면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1% 증가해 6월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생산이 점차 회복 중이나 아직 전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계와 기업에서는 보다 긍정적인 견해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의하면 소비자심리지수가 88.2로 전월 대비 4.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4월(70.8)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또한 26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제조업 업황BSI가 66으로 전월에 비해 7p 상승했으며 다음달 업황전망BSI(68)는 전월에 비해 7p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BSI은 66으로 전월에 비해 1p 상승했고 다음달 업황전망BSI(69)도 전월에 비해 6p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8월 집단감염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9월 이후 방역과 경제는 미궁 속이다. 8월 집단감염 확산으로 방역을 2.5단계로 격상했지만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2주간(8월 18일~8월 31일) 전체 확진자 4432명 중 감염원 미확인 사례가 1007명(22.7%)으로 지난 4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번주 하루에 800~2000명까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고, 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인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내후년(2022년)까지 마스크를 써야 할지도 모른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감염확산은 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증시는 공매도 제한 기한을 6개월 뒤로 연장했는데도 하락했다. 상승세를 이어왔던 코스피 지수는 8월 13일 2437.53에서 31일 2326.17까지 111.36포인트(-4.6%) 하락했다.

그동안 가까스로 연명했던 숙박·음식점업과 여행업계는 패닉 상태다. 당초 여행과 외식 쿠폰으로 9월 이후 숙박, 외식업계가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8월 집단감염은 이마저도 무산시켰다. 10인 이상 집합금지로 학원, 독서실 등은 사실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며 실내체육시설은 집합이 금지됐다. 커피점은 포장, 배달만 허용되며 음식점도 밤 9시 이후는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차라리 코로나 감염 초기였다면 3단계라도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벌써 7개월 가량 지속된 감염 확산으로 버틸 만큼 버틴 자영업자들이 한 고비 더 넘어가기엔 숨이 차다.

이처럼 코로나19 감염이 장기화되면 생존을 위해 방역과 경제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다른 한 쪽이 무너질 수 있다. 지나치게 방역을 강화하면 경제가 침체되고 반대로 경제만 강조하면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전이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이행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8월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그동안 힘들게 거둔 K-방역의 성공과 한국경제의 성과를 산산조각 내면서 방역을 무너뜨리고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 상대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내세워 전 국민의 건강과 생계를 위협해 절대적 기본권인 생명권을 위협하고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그런데도 8월 집단감염을 촉발시키고도 잘못을 뉘우치기커녕 숨거나 거짓말로 일관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여전히 일부 교회는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채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고 광화문집회 참석사실을 숨겨 일가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무책임한 행위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방역이나 경제 대책도 무용지물이다.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지방 발령 과장·연구관 5명씩 차 마시며 대화


대검찰청에서 함께 일한 과장·연구관들을 대거 지방으로 떠나보내게 된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이 5명 규모로 차를 내어 주며 담화를 하는 형식으로 나름의 송별 행사를 하고 있다. 윤 총장은 “전국 어디를 가든 여러분의 정의감과 열정을 기다리는 사건, 억울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본인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자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떠나는 이들에겐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윤 총장은 지난 27일 인사 결과 전출하는 대검 과장·연구관들을 5명가량씩 총장실로 불러 대화하는 형식으로 ‘다화(茶話) 송별’을 진행하고 있다. 대검에서 떠나는 과장·연구관들이 50여명에 이르는 만큼 총장실 다화는 지난 28일부터 계속됐다. 그간은 인사철마다 대검에서 전출하는 이들을 위해 오찬이나 만찬 송별회가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인 점 등이 감안됐다.

윤 총장은 대검 과장·연구관들을 만날 때마다 “전국 어디를 가든 여러분의 정의감과 열정을 기다리는 사건과 억울한 사람들이 있다” “여러분의 따뜻한 지도를 기대하는 후배 검사들과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보직이든 검사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특히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곳으로 인사발령을 받은 이에게는 해당 지검·지청의 특색을 설명하며 “중요한 자리”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총장은 지난 27일 법무부로부터 도착한 최종 인사명단을 본 뒤 “신문에 나면 보겠다”며 다 읽지도 않고 덮었다고 한다(국민일보 8월 28일자 14면 보도). 일부 간부들에 대해 ‘대검 유임’이나 ‘서울중앙지검 전보’ 의견을 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아쉬워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떠나는 이들을 마주했을 때에는 안타까운 기색을 드러내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떠나는 이들의 송별 행사가 기획되지 않았듯, 새롭게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검사들을 위한 전입식도 열리지 않는다. 통상 인사 이후 수도권 전입 검사들이 대검에 모여 검찰총장의 메시지를 듣곤 했지만 이번엔 생략된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지난 2월 열린 상반기 검사 전입식에서 “신고 행사를 여는 이유는 새로운 임지에 부임할 때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에게 단순히 신고하라는 뜻만이 아니다”며 “새 임지에 부임하면서 더욱 새로운 각오로 업무에 임해 달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했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코로나에 가게 내놓는 자영업자]
홍대 이어 이태원·연남동 등
알짜상권서 무더기 매물 나와
‘최대고객’ 음식점·호프 타격에
재래시장 상가도 매물 잇달아
매수자들은 싸게 입질 ‘양극화’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를 시행하면서 음식점 등 자영업 매출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시내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삼청동의 한 가게가 문앞에 ‘권리금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권욱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를 시행하면서 음식점 등 자영업 매출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시내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삼청동의 한 가게가 문앞에 ‘권리금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권욱기자

[서울경제] 1일 서울 마포구의 홍익대 인근 상권에서는 이른바 ‘무 권리 점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일대에서 10년 넘게 운영하던 분식집을 두 달여 전에 내놓은 한 소상공인은 “이쪽 입지가 괜찮아 1년 전만 해도 권리금으로 5,000만원을 넘게 받았다”며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홍대 상권의 자체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권리금을 최소 절반 이상 낮추지 않고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부터도 권리금이 제로인데도 아직 다음 주인을 찾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홍대뿐만 아니다. 서울 이태원이나 연남동 등 이른바 노른자위 상권에서도 ‘무 권리 점포’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업종도 화장품·의류업부터 PC방·노래방 등 다양하다. 권리금이 급격히 낮아지거나 이마저도 포기하는 점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장사가 안 된다는 얘기다. 네이버 자영업 커뮤니티(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최근 월간 기준 등록 매물이 전년 대비 5배가 넘는 1,300여건이나 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권리금보다 월세가 더 무서워”···알짜상권 무색한 ‘무 권리’ 점포

그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악재만 쌓여왔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이미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지출은 많아졌고 온라인채널에 밀려 오프라인 점포 매출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통상 무권리금 매물은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다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는 일종의 마지막 카드다. 답답한 마음에 보증금이라도 서둘러 받기 위해 권리금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계약이 1~2년 남았음에도 서둘러 점포를 처분하려는 수요까지 겹쳐 매물 소화가 더 어렵다. 서울 시내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매출이 반 토막 이상 난 상태에서는 권리금보다 매달 내야 하는 임대료가 더 무섭다”며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권리금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특정 조건을 내거는 매물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정 기간 내 거래가 성사되면 임차인이 다음 임차인에게 몇 달 치 임대료를 지원하거나 하는 식이다. 한 소상공인은 “그나마 경기가 이미 안 좋았던 2018년 이후 창업자는 권리금 부담이 적지만 그 이전 창업자는 권리금으로 이중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고 적혀있는 문구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고 적혀있는 문구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점·호프 등의 매상 급감→재래 상가 등도 연쇄 매물 속출

경기 군포 산본시장에는 150개 점포가 밀집돼 있다. 이 가운데 공식적으로 드러난 매물만 10여개가 넘는다. 건물주와의 갈등 소지 등을 감안해 암암리에 내놓는 점포를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과일 점포를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시장 내 점포의 가장 큰 고객은 음식점, 호프 같은 곳들”이라며 “이런 데서 물건을 대량으로 떼가야 하는데 이런 점포의 매상이 급감하니 연쇄적으로 시장통 상가 매출도 크게 줄어 장사를 접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 속 앓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문정동 로데오상점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의류사업을 하는 한 점주는 “공실도 많고 8월 중순 이후 고객이 없다시피 하다”며 “장사가 안 되는데 권리금이 뭐 얼마나 회수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대로는 ‘자영업 엑소더스’ 현실화

자영업자들이 생명과 같은 점포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IMF 외환위기 때나 볼 법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IMF 학습효과’로 자금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핵심 상권의 권리금 없는 점포를 잇따라 입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서는 장사가 안돼 점포를 투매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싸게 점포를 거둬들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소관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3조3,640억원보다 3조9,853억원(29.8%) 증가한 17조3,493억원 규모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 디지털화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소상공인들은 상권 정보 활용도가 떨어지고 디지털을 활용한 사업 모델에도 서툴다”며 “소상공인의 비즈니스 고도화, 경영난 극복을 위한 솔루션 중 하나로 디지털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자영업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나 임대료 지원 등은 물론 질서있는 출구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훈·박호현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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