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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연기에 늘어난 ‘코로나 동거’

“요즘은 선(先) 동거, 후(後) 결혼식이 유행이라네요.”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한 결혼 준비 카페. 8월 중순으로 예정했던 결혼식을 내년 1월로 미뤘다며, 한 예비신부가 이런 글을 올렸다. 최근 이 카페에는 비슷한 내용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결혼식이 두 차례 미뤄지면서 벌써 반년째 동거 중” “남편 혼자 들어가 살면 혼수가 중고가 되고, 결혼식 전에 동거하자니 고민이 된다” “결혼 안 미루느냐고 눈치 주더니, 이젠 식 올리기 전에 신혼집 들어간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등이다.파워볼

지난 19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하면서, 50명 이상 참석하는 실내 결혼식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예비부부들은 결혼식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결혼식 자체를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다. 지난 2월 코로나 1차 확산 당시 결혼식을 한 차례 연기했던 예비부부 중에 결혼식을 또 연기한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결혼식 날짜는 미루되, 신혼집 입주는 그대로 하고, 혼인 신고는 하지 않는 예비부부들도 생기고 있다.

동거(同居)의 사전적 정의는 ‘부부가 아닌 남녀가 부부 관계를 가지면서 한집에서 삶.’ 과거에는 결혼식을 올릴 형편이 안 되거나, 이혼 후 재혼 대신 동거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 이후 ‘결혼 과정의 한 단계로서의 동거’ ‘결혼의 대안으로서의 동거’가 등장했다. 그러나 동거가 보편화한 서구 사회에 비해, 그간 한국 사회에서 ‘동거’란 단어는 어딘가 음침한 것, 떳떳하지 못한 것처럼 여겨진 게 사실이다.

코로나가 이 금기 아닌 금기를 깨뜨리는 것일까. ‘아무튼, 주말’이 2020년 코로나가 만든 동거를 들여다봤다.

편견이 줄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박선영(32·가명)씨는 5개월째 동거 중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려야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을 오는 10월로 미루면서 생긴 일이다. 박씨와 예비신랑은 결혼을 준비하면서 각자 살던 집의 전·월세 보증금에 대출을 받아 전세로 신혼집을 구했다. 입주 날짜에 맞춰 신혼살림과 가전도 이미 다 채워 넣은 상태. 각자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 중이었던 두 사람은 신혼집이 아니면 당장 돌아갈 곳이 없어 동거를 시작했다.파워사다리

박씨는 “부모님께서 식장도 안 간 딸이 동거부터 한다고 썩 좋아하지는 않으셨다”면서도 “오히려 코로나가 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동거를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편견’이었다. 동거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를 보고,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고 자란 2030세대는 다르다. 결혼 준비 커뮤니티 내에도 “신혼여행 가방 하나로 쌀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추석에는 각자 집 가면 되니 걱정 없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통계도 이런 인식을 반영한다. 2018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만 13세 이상 인구 중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같이 살 수 있다’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은 12.9%였다. ‘약간 동의한다’는 43.5%, ‘약간 반대’는 26.3%, ‘전적으로 반대’는 17.3%였다. 찬성과 반대로만 따지자면, 조사 시작 후 처음으로 찬성(56.4%)이 반대보다 많았다. 이 조사는 통계청이 2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것으로, 2018년이 최신 조사. 2010년 조사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에 찬성하는 비율이 40.5%였다.

특히 2018년 조사에서 20대의 경우 동의가 74.4%(전적으로 동의 22.1%·약간 동의 52.3%), 30대의 경우 73.2%(전적으로 동의 19.2%·약간 동의 54.0%)였다. 주요 결혼 연령대인 2030세대가 전 연령대를 통틀어 동거에 가장 개방적이었다. 반면 예비부부의 부모 세대인 60세 이상 65세 미만의 경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사람은 4.7%, 약간 동의는 30.1%였다. 약간 반대가 34.4%, 전적으로 반대가 30.8%로 찬성보다 반대가 더 많았다.

혼인신고 안 해야 유리하다?

요즘 예비부부 사이에선 ‘혼인신고 하지 않는 게 여러모로 유익하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여기엔 ‘살아보고 결정하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실은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특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청약 당첨은 점차 어려워지면서, 내 집 마련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파워볼실시간

지난해 11월 결혼한 유모(28)씨는 결혼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공공분양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노리기 때문이다. 특별공급의 경우 혼인 기간, 자녀 수 등을 따져 점수를 매긴 뒤 당첨자를 정한다. 혼인 기간은 짧고, 자녀는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유씨는 “수도권 인기 지역의 경우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당첨이 가능하다”며 “고점을 받기 위해 아이가 생긴 후 혼인신고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서울 지역 등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시세의 40%로 제한되면서, 예비부부들이 고안한 대출 방법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남편 이름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다음, 세입자가 나가면 아내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남편과 같이 입주한다. 주택담보대출은 시세의 40%로 제한되지만, 전세대출은 보증금의 80%까지 연 2%대로 빌릴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 혼인신고를 하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부부가 돼, 전세대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작은 결혼식보다는 미루자가 대세

우리의 결혼식 문화도 ‘코로나 동거’를 확대하는 요소다. 몇 년 전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허례허식을 줄이자는 취지의 작은 결혼식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정착이 힘들다. 예식장 위약금 문제가 아니더라도, 규모를 줄여서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미루자는 의견이 많다는 것.

중견기업에 다니는 박영훈(31·가명)씨도 지난 4월 예정했던 결혼식을 오는 10월로 미뤘다. 박씨는 “우리만 생각하면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지만, 결혼식은 부모님 잔치이기도 하니 하객 초청을 안 할 수가 없더라”며 “한 공간에만 50명 이상이 모이지 않으면 된다고 해서, 식장 내 여러 공간을 활용해 하객을 모시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2016년 12월 실제 결혼식을 올린 기혼 여성 1173명을 대상으로 작은 결혼식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67%는 ‘가능하면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고 했으나, 그중 실제 작은 결혼식을 했다는 응답은 50.8%에 그쳤다. 작은 결혼식을 못한 가장 큰 원인은 ‘가족 반대(22.9%)’였으며, ‘남들 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아서(19.1%)’, ‘그동안 뿌린 축의금 생각에(16.6%)’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32)씨는 지난 6월 코로나로 인해 40명 내외만 초대하는 ‘작은 결혼식’을 했지만, “차라리 큰 결혼식을 하는 게 나을 뻔했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김씨가 개혼(開婚)인 데다, 김씨 아버지가 아직 현직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김씨는 “당사자인 남편과 나는 축의금 등에 대해서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부모님께서 그동안 다닌 결혼식 얘기를 하셨다”며 “결국 아버지 손님을 모아 ‘피로연’을 따로 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봤다”고 했다.

코로나 시국이니 다들 이해해 줄 거라는 예상도 깨졌다. 막상 ‘작은 결혼식’을 한다고 하니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 초대해주지 않는다고 섭섭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김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결혼식 하는 사정을 얘기하는 게 결혼식 준비보다 훨씬 힘들었다”며 “‘아직 한국 사회에서 작은 결혼식은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전 프랑스 대통령은 세골렌 루아얄(오른쪽) 전 환경에너지부 장관과 30년 가까이 동거하며 자녀 넷을 낳았다. /르피가로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전 프랑스 대통령은 세골렌 루아얄(오른쪽) 전 환경에너지부 장관과 30년 가까이 동거하며 자녀 넷을 낳았다. /르피가로

혼외 출산율 40.5% 對 1.9%… 우리도 동거 늘면 출산 늘까

佛, 동거라도 육아 차별 안 해
저출산委 “모든 아동·가족 지원”

한국은 혼외 출산율(1.9%·2014년 기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은 나라다. 혼외 출산은 비혼·동거 등 결혼 제도 밖에서의 출산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 OECD 평균(40.5%)보다 크게 낮으며, 프랑스(56.7%)·스웨덴(54.6%)·네덜란드(48.7%) 등 일부 유럽 국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 간 동거 계약(팍스)만 있으면 조세·육아·교육·사회보장 등에서 법률혼과 동등한 대우를 해준다. 프랑스 신생아의 59.9%(2017년 기준)가 결혼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 스웨덴·네덜란드 등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저출산 타개의 방법으로 다양한 가족을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생겨나고 있다. 결혼·혼인 장려를 전제한 상태에서의 저출산 정책 대신, 다양한 가족 형태를 먼저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도 저출산 해결을 위한 5대 과제 중 하나로 ‘모든 아동·가족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혼인 여부 등에 따른 차별 및 불합리한 제도를 발굴해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송효진 연구위원은 “혼인율을 높여 출산을 늘리자는 정책은 이제 소용이 없다”며 “혼인 제도는 원하지 않아도 친밀성이나 돌봄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선택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송 위원은 “이제 정책 하나로 급작스러운 출산율 반등을 노리는 건 어렵다”면서도 “비혼 가족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 개선되고, 필요한 법적 제도 등이 뒷받침돼 ‘동거 가족이라도 출산과 양육이 불편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출산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신부 직장인들 “회사는 ‘마스크 잘 쓰라’는 말만 되풀이”

[※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서울 관악구에 사는 임신부 하민주(가명·35)씨 등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경 인턴기자 = “지금처럼 감염병이 창궐할 때 임신부는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주면 안 될까요. 요즘 ‘임신을 괜히 했나’ 하는 자책과 우울감에 사로잡혀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임신 9주 차에 접어든 초기 임신부 하민주(가명·35)씨는 그토록 원하던 첫 아이를 갖게 된 기쁨도 잠시, 요즘은 커다란 불안감을 안은 채 출근하고 있다.

광복절 이후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어 대면 상담을 하는 업무 특성상 무증상 전파자와 마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임신부는 65세 이상 노인, 만성 기저 질환자 등과 함께 감염병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전염병 감염이 쉬울뿐더러 감염 시 중증 또는 위중 상태로 가는 비율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센터장은 “최근 임신부들의 무증상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만약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1세 미만 신생아가 코로나19에 노출될 경우 위중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노19가 확산하는) 수도권 등에 거주하는 임신부들은 증상이 없어도 출산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씨는 무엇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점이 걱정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대 클라우디오 페니치아 면역학 조교수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신생아 2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사례 연구를 진행해 임신 중 코로나에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아로 수직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하씨는 회사에 재택근무를 신청했지만 사측이 대체 인력이 없고,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CG) [연합뉴스TV 제공]
(CG) [연합뉴스TV 제공]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한 기업이 늘었지만 하씨처럼 재택근무를 하지 못하는 임신부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31주 차 임신부 조유미(가명·35)씨도 정상 출근하고 있다.

조씨는 집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부근인 데다 회사는 코로나19 재확산 기폭제가 된 집회가 열린 광화문 인근이어서 더욱 불안하다.

그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직원 대다수가 성북구나 종로구에 거주하는데 회사는 재택근무에 대한 공지 없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고위험 시설을 방문하지 말라는 안내만 했다”고 털어놨다.

3개월 차 임신부 이모(30대 후반)씨는 “직속 상사가 ‘다른 직원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하니 재택근무는 어렵다’고 했다”며 “지역 직장맘지원센터에도 고충을 털어놨지만 ‘회사 재량에 달렸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고 호소했다.

임신부들은 정부가 나서서 임신 중 육아휴직 사용이나 재택근무 의무시행 등 임신부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임산부 재택근무 의무시행’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열흘만에 3천400여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경남 사천시에 사는 임신부 정모(35)씨는 “사내 임신부 근로자 비율이 낮으면 재택근무를 요청하기도 눈치가 보이고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없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면 정부가 나서서 임신부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2월 말 임신부 등 감염에 취약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라고 당부한 데 이어 이달 28일부터 중소기업 임산부 노동자 등에 대한 재택근무 지원 절차를 간소화했지만 기업 협조가 없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신부 이씨는 “이번에 발표된 제도를 사측에 문의해볼 예정이지만 괜히 사내 이미지만 나빠지고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겁이 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독려로 임신부들이 마음 놓고 제도를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고용문화개선정책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감염취약계층인 임신부 등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증빙서류를 신속하게 심사 및 우선 승인할 예정”이라며 “많은 임신부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사업주 단체 등에 지속해서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신부 재택근무 의무시행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임신부 재택근무 의무시행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yunkyeong00@yna.co.kr

[앵커]

정부가 거리두기 2.5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다음 주부터는 모든 학원의 대면 수업이 전면 금지됩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조치를 이해한다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은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앵커]

한층 강화된 거리 두기 조치가 발표되면서 학원가에는 또 한 번 비상이 걸렸습니다.

300인 미만 학원도 집합금지 조치에 포함되면서 모든 대면 수업이 사실상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아예 휴원을 결정하는 학원이 있는가 하면,

[목동 학원관계자 : 어차피 저희가 9월 6일까지는 휴원할 예정입니다.]

운영한다 하더라도 당장 다음 주부터 진행할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느라 애를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300인 미만 학원 관계자 : 일단 선생님들한테 휴대전화로 ‘줌’ 사용이 되는데, 이게 해보니까 불편해요. 그래서 웹캠을 사라고 선생님들에게 문자를 보냈고요.]

비상 상황이라 정부 조치를 받아들이지만, 당장 학원 운영에 직격탄을 맞을까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원 / 한국학원총연합회장 : 학원 인들은 거의 반 이상이 지리멸렬, 거의 생존에 어마어마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학생들 역시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1분 1초가 아까운 고3 학생들에게 학업 공백을 메꿔주는 학원 운영 중단은 치명적입니다.

[배정우 / 고등학교 3학년 학생 : 달릴 시기인데, 학원과 독서실에서 집중이 잘되는 애들도 있고 해서 이런 상황은 굉장히 고3 학생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은 학업 공백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수백 명씩 쏟아지는 확진자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혜원 / 서울시 목동 : 학습 공백이 우려되긴 하는데, 이게 너무 퍼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10명 미만의 소규모 교습소 같은 경우에는 이번 집합금지명령에는 제외됐지만, 여전히 집합제한 명령에는 포함됩니다.

교습소 측은 비상 상황에서 진행하는 대면 수업인 만큼 방역 활동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교습소 관계자 : 하고 있던 대로 마스크 쓰고 수업하고, 체온 점검하고, 환기하고 소독하고, 꾸준히 해나가는 거 계속하는 거죠.]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도 포함되는 집합금지 조치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6일 자정까지 적용됩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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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댐의 두 얼굴

국내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수문을 열고 방류 중이다. 댐 오른쪽 보조 여수로에서도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국내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수문을 열고 방류 중이다. 댐 오른쪽 보조 여수로에서도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댐은 홍수기에 물을 가두고 가물 때는 내보낸다. 댐에 담긴 물은 다 같은 물이 아니다.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쓰이고 물이 떨어지는 낙차를 이용해 수력발전도 한다. 둘 이상의 용도를 가진 댐은 다목적댐으로 불린다.

‘섬진강댐 방류로 인한 수해참사, 정부는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

특별재난지역이 된 전남 곡성·구례와 전북 남원·임실·순창 등 섬진강 변에 걸린 현수막이다. 제방이 무너져 물난리를 겪은 주민들은 하늘이 아니라 섬진강댐을 원망하고 있다. 폭우가 예고된 상태에서 댐을 충분히 비워두지 않고 있다가 한꺼번에 방류하는 바람에 그 물폭탄에 강둑이 터졌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댐 운영과 하천 관리, 예보 등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물 관리 체계를 근본까지 손보지 않으면 이런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날 섬진강댐에서 벌어진 일

섬진강댐은 1965년 전북 임실군 섬진강 상류에 완공된 국내 최초의 다목적댐이다.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대는 게 가장 큰 임무다. 총 저수용량은 4억6600만t. 63빌딩 약 625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댐 운영 현황 사이트에 접속하면 장마 기간에 벌어진 일을 복기할 수 있다. 7월 1일 40.9%이던 섬진강댐 저수율은 꾸준히 올라 7월 30일엔 87.1%로 치솟았다. 이날 수위는 195.91m로 이미 홍수기 제한수위(196.5m)에 육박했다. 홍수기 제한수위란 홍수 우려가 큰 6월 21일부터 9월 20일 사이에 넘지 말아야 하는 최고 수위다. 댐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계획홍수위는 197.7m로 설정돼 있다.

섬진강댐은 1961년 설계 당시 만든 홍수기 제한수위와 계획홍수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60년 동안 수정된 적이 없다. 댐에 담긴 물 대부분을 이수(利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총 저수용량 대비 홍수 조절용량(3200만t)은 6.8%에 불과했다. 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이 합의하면 홍수기 제한수위를 낮춰 홍수 조절용량을 더 확보할 수 있다.

8월 7~8일로 돌아가 보자. 이틀 동안 섬진강 일대에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섬진강댐 저수율은 6일 75.1%에서 7일 84.1%, 8일 95.3%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8일 수위는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어 197.42m에 이르렀다. 총 방류량을 보면 섬진강댐이 얼마나 황급히 물을 흘려보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폭우가 내리기 전인 8월 3~6일에는 하루 총 방류량이 초당 100~200t 수준이었지만 7일 328t, 8일 1396t으로 급증했다. 댐이 평소보다 10배 넘는 물을 쏟아내자 결국 8일 낮 12시 50분쯤 남원 금지면의 섬진강 제방이 100여m나 붕괴됐다.

전국 21개 다목적댐을 운영하는 수자원공사는 2018년에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번에 댐 방류로 침수 피해 논란이 일어난 섬진강댐, 용담댐, 합천댐은 그해부터 홍수기 댐 수위가 5~10m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이종배 의원실은 “환경부가 홍수보다 갈수기 녹조 등을 고려하며 수량보다 수질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며 “수자원공사, 홍수통제소, 기상청 등을 관리하며 홍수 조절 기능을 해야 할 환경부가 치수(治水)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댐은 신식, 하천 제방은 구식

2010년 8월 16~17일 섬진강 상류에 하루 357㎜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 하류 지역인 남원에서도 이날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수문을 닫아야 했지만, 섬진강댐은 초당 최대 750t을 방류하는 바람에 곡성에서 섬진강이 범람했다. 그 일을 계기로 2400억원을 들여 2015년에 물을 추가로 빼내는 보조 여수로 2개를 설치했지만 이번 수해를 막지 못했다.

2002년 태풍 루사 때 강릉 지역에 하루 877㎜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기후변화로 강수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전문기자 출신으로 ‘한반도의 댐’을 펴낸 박치현씨는 “댐은 100년이나 200년에 한 번 오는 큰비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됐지만 강 하류의 제방은 정비가 부실해 갑작스러운 방류와 수압을 견디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의 비공개 자료인 ‘소양강댐 비상여수로 하류 하천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소양강 유역에 하루 810㎜의 비가 올 경우 하류 쪽 제방이 터져 춘천 시내가 2시간 안에 완전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하천은 수량 변동이 심하다. 특히 섬진강은 최대유량과 최소유량의 격차가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보다 크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환경부는 댐이나 홍수, 하천을 관리해본 경험이 없고 수질에만 관심이 있다. 물과 그릇(하천과 댐)을 통합적으로 살펴야 하는데 물과 댐은 환경부, 하천은 국토부가 관리한다”며 “섬진강은 강바닥이 높고 제방은 낮은 편인데 방류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이런 사달이 났다”고 했다. 댐이 아무리 신식으로 작동해도 운영과 제방은 구식이라 감당이 안 된다는 뜻이다.

이번 사고는 물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들여다볼 기회다. 기상청이 해마다 5월 발표하는 여름철 전망은 3년 연속 빗나갔다. 올해 장마는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이어졌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기후변화로 날씨가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지역별 강우 패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각 하천이 물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추석 앞둔 전통시장 손님 발길 뚝

28일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자갈치시장.2020.8.28/뉴스1© 노경민 기자
28일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자갈치시장.2020.8.28/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재확산 여파로 부산의 랜드마크인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깡통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손님이 줄어든게 아니라 아예 사라져버렸다고 상인들은 말한다.

코로나19의 전국 대유행 여파로 반년 넘게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긴 부산의 수산시장 상인들은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지난 15일 일부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광화문집회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여름철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항구도시’ 부산도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8일 부산의 대표 수산시장인 자갈치시장.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의 웃음소리와 상인들의 호객 소리로 가득했을 이곳은 코로나19 여파로 생기를 잃어버렸다. 시장 단지에는 한두 명의 손님을 제외하고는 썰렁하기만 했다.

지난 2월부터 반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 상인들은 가게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었다.

자갈치시장 상인회 이사 A씨는 “가게당 하루 한두 팀 밖에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확진자가 더 나오게 되면 시가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영업 중지 행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모든 상인들이 아예 생계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초여름 당시에는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재차 확산세가 급등하자 이제는 자포자기 심정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 상인들의 목소리다.

상인 B씨는 “손님이 ‘줄었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아예 ‘사라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다”며 “오후 2시가 제일 피크인데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솔직히 장사 접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6, 7월 확진자가 진정될 때 조금 괜찮아지다가 이번 재확산을 시점으로 제대로 폭탄 맞았다. 버틸 만큼 버텼는데 이제는 더는 버틸 기운도 없다”고 덧붙였다.

확진자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어 매일 두려움 속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상인들은 시장 입구에서 발열체크조차 하지 않는 탓에 취재진을 보고 뒷걸음질을 치기도 했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발디디기조차 힘든 부산 중구의 깡통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2020.8.28/뉴스1© 노경민 기자
매년 여름철만 되면 발디디기조차 힘든 부산 중구의 깡통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2020.8.28/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의 관광 랜드마크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1000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꽃분이네’는 최근 카페로 탈바꿈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2년 전부터 일본에서 한국 떡볶이 대유행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아온다는 깡통시장의 한 분식점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 하늘길이 끊기자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못해 매출이 급감했다.

분식점 사장 C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주 오는데 지금은 거의 3분의 1도 안 온다”며 “재료도 다 준비해놨지만 이달 중순 이후부터 손님이 없어 다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상인들의 설명에 따르면 보통 전통시장은 방학 시즌과 휴가 기간이 겹치는 8월까지 장사를 바짝하고, 9월부터 조금 한산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벌써 여름이 끝자락에 다다르자 골든타임을 놓쳐버리게 됐다. 이들은 현재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내년을 기약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3단계로 격상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현재 전통시장이 영업 중지 행정명령의 영역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됐다. 이럴 경우 전통시장 상인들은 생계 자체를 이어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대신 현재 2단계 수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음식점 및 카페 이용 시간을 일부 제한하는 등 사실상 2.5단계에 준하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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