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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백선엽 장군 공 강조하다 친일행적 ‘작은일’ 비유
독립유공자 후손을 소속 의원으로 둔 공당대표로 안타까운 실언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공과(功過). 한 인물에 대한 평가를 나누는 기준이다. 잘한 일이 있으면 잘못한 일도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정가는 공과 과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드러내 시끄러운 한 주를 보냈다.홀짝게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공과 과에서 한쪽에 치우친 시선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통합당은 고 백선엽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을 주장하면서 6·25 전쟁의 영웅임을 내세웠다. 그의 공을 생각하면 대전현충원 보다서울현충원에 모시는 게 맞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실언을 했다. 주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백 장군의 서울 국립현충원 안장 문제와 관련해 “오늘날 자신이 누리는 고마움을 접어둔 채로 과정에 있었던 흠이라면 흠이랄 수도 있고 작은 일 가지고 문제 삼아서 오히려 공격 및 폄훼하는 일은 대단히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6·25 전쟁에서 앞장서 나라를 지켜낸 공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가 말한 ‘작은 일’은 백 장군의 친일행적이다. 백 장군이 한국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를 이끄는 등 전쟁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인 것은 사실이나, 해방 전 만주국 간도특설대로 활동한 이력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아 있다.

간도특설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 괴뢰국이었던 만주국 육군 소속의 군사 조직으로, 만주에서 활동하는 항일 조직을 토벌하기 위해 조직됐다. 1938년 창설된 이 부대는 “조선인을 잡는 데는 조선인을 쓴다”는 일제 ‘이이제이’ 전략에 따라 부대장을 제외하고 병사 전원이 친일 조선인으로 구성됐다. 토벌 활동 역시 잔혹하고 악랄한 것이 당대에 알려져 간도특설대에 가담했던 이들은 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편찬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돼 있다. 백 장군도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주 대표의 발언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건 지난 4·15 총선에서 당시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윤주경 의원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소속 의원으로 둔 공당의 대표가 친일 행적을 가볍게 여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일제강점기 36년은 한반도의 슬픔이며 현재의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 나라의 공당 대표로서 그것도 공식석상에 그러한 실언을 내뱉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9·13대책 종부세 인상 강남불패에 직격탄
강남3구 종부세 8000억 ‘돌파’..전국 종부세 3분의 1 차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2020.7.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2020.7.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다주택자 규제를 위해 정부가 종부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면서 이른바 ‘강남3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의 세부담이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파워볼

신흥 집값 폭등 지역인 ‘마용성'(서울 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종부세도 50% 가까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전체 종합부동산세의 3분의 1 가량은 강남3구에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세청의 2020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를 관할하는 7개 세무서에서 걷힌 종부세는 총 8152억원으로 전년 5710억원보다 2442억원(42.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걷힌 전체 종부세 2조6713억원의 30.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서울 지역만 놓고보면 강남3구 종부세가 서울 전체 종부세 1조5618억원의 52.2%를 차지했다.

강남3구의 경우 고가 주택과 기업들이 밀집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18년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위해 발표한 9·13대책에서 종부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면서 강남지역 종부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정부는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시 등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조정대상 지역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3.2%로 인상하고 종부세 과표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했다. 보유세를 인상해 세부담을 늘려 다주택자들이 가지고 있는 집을 팔게 하겠다는 의미였다. 실제 집값이 크게 오른 강남3구의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종부세가 걷힌 곳은 강남구로 1년 전보다 1509억원(38.8%) 늘어난 5395억원의 종부세가 걷혔다.

강남구 삼성동·대치동 일대를 관할하는 삼성세무서의 종부세는 총 2395억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역삼동·도곡동 등을 관할하는 역삼세무서에서는 2065억원의 종부세가 걷혔으며 신사동·압구정동·청담동 등 이른바 고가 아파트들이 즐비한 지역을 관할하는 강남세무서의 종부세는 935억원을 나타냈다.

서초구의 경우 서초세무서(서초동, 양재동 등)와 반포세무서(방배동, 반포동 등)에서 각각 1010억원, 902억원의 세금이 걷혀 총 1912억원의 종부세가 걷혔다. 송파구는 송파세무서(석촌동, 문정동 등)와 잠실세무서(잠실동, 신천동 등)에서 각각 195억원, 650억원씩 총 845억원의 종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송파구의 종부세가 52.3% 증가해 세부담이 가장 많이 늘었으며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50.7%, 38.8%씩 세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종부세 인상은 강남 뿐 아니라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광진구 포함)의 종부세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마포·용산·성동세무서에서 걷힌 종부세는 총 1779억원으로 전년 1194억원보다 584억원(48.9%) 증가해 전체 종부세 증가율을 웃돌았다.

주변국 신형 전투기와 맞서도록 하려면 레이더와 전자장비 성능 업그레이드 필요

우리 공군의 주력기종인 F-15K 전투기. [동아DB]
우리 공군의 주력기종인 F-15K 전투기. [동아DB]

7월13일, 美 증권가에 파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 공군이 보잉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F-15EX 76대 구매를 확정하고, 그 초도양산 물량으로 8대를 계약했다는 소식이었다. 미 공군은 12억 달러의 예산으로 8대의 F-15EX를 우선 주문하고, 향후 5년간 228억 달러, 한화 27조 5060억 원을 들여 76대의 F-15EX를 사들일 예정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파워볼게임

보잉사의 F-15 전투기 프로그램 담당 매니저는 보도자료를 내고, “F-15EX는 F-15 계열 가운데 가장 첨단의 기종이며, 작전반경이나 무기 적재량, 가격 등 모든 부분에서 미 공군의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

이 소식이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 공군은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A 랩터를 195대 구입했고, 현재는 이보다 더 진일보한 F-35A 1763대를 도입 중이다. 일선에 5세대 전투기가 대량으로 보급되고 있는 와중에 스텔스와는 거리가 먼 F-15를 80대 가까이 구매한다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F-15 이글(Eagle)은 1960년대 기술로 개발된 전투기다. 공대공 전투용으로 개발된 최초의 이글이 1972년에 첫 비행하며 데뷔했으니 올해로 데뷔 48년차다. 지상 공격 능력을 대폭 강화해 다목적 전투기로 만들어진 F-15E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이 1986년 데뷔했으니 스트라이크 이글의 데뷔도 34년이나 됐다. 

이 때문에 지난 2002년, 우리 공군이 차기 전투기 사업(FX)를 진행하며 F-15E의 개량형인 F-15K를 선정했을 때 국내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반미단체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구닥다리 전투기를 비싼 값을 주고 사온다며 극렬한 반대 활동이 전개되기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최종 후보였던 프랑스의 라팔은 이제 막 개발이 진행 중이던 최신 기종이었고, F-15E는 데뷔한지 16년이나 지난 상대적 구식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F-15가 구닥다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이 벌써 18년 전인데, 미 공군이 그 F-15를 무려 27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80대 가까이 구매한다니 당연히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언론들은 미 정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 여파로 여객기 구매가 급감하자 경영난에 빠진 보잉을 살리기 위해 미 정부가 보잉의 구닥다리 전투기를 구매해 주는 것이라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보잉의 전체 매출에서 방산부문은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이 가운데 전투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보잉 전투기 매출의 대부분은 F-15가 아닌 F/A-18 슈퍼 호넷과 F-35 프로그램 일부 하청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미 정부가 보잉을 살리기 위해 구식 전투기를 구매해 준다는 분석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결정적으로 이번 F-15 구매는 미 정부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실제 수요자인 미 공군에서 요구한 사업이었다.

가성비 뛰어난 전투기, F-15EX

F-15EX는 가성비가 뛰어난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동아db]
F-15EX는 가성비가 뛰어난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동아db]

당초 미 공군이 요구한 F-15EX의 구매 수량은 144대였다. 미 공군은 F-15C/D는 물론 F-15E 전투기 대체용으로 F-15EX를 점찍었고, 지난해부터 최소 144대의 F-15EX 구매를 정부에 요구해 왔었다. F-22와 F-35를 가지고 있는 미 공군이 이전 세대인 F-15EX 전투기 구매를 요구한 이유는 ‘가성비’, 즉 가격 대비 성능이 5세대 전투기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F-15EX는 사우디아라비아용으로 개발된 F-15SA에 기술적 바탕을 두고 설계된 최신 개량형이다. 풍부한 오일 머니로 돈이 넘쳐나는 사우디는 일찌감치 F-15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었지만, 기존 F-15S는 이스라엘의 입김 때문에 지상 공격 능력이 크게 다운그레이드된 기종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 미국에 대한 로비에 힘입어 지난 2011년 F-15E를 근본부터 재설계한 환골탈태 버전인 F-15SA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사우디는 F-15SA 신규 생산 84대, 기존 S사양 70대를 SA 사양으로 개조하는 대가로 무려 294억 달러, 한화 35조 3100억 원을 지불했다. 대당 2200억 원이 넘는 돈을 준 셈인데,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가 F-15K를 대당 1200억 원 정도에 구매했다는 점을 되짚어보면 사우디는 거의 2배 가격에 전투기를 구매한 셈이었다. 

사우디가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한 것은 기술 개발 때문이었다. 사우디라는 대어를 낚은 보잉은 사우디에서 받은 돈으로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개발해 F-15에 적용했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F-15SA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의 계열 기체로 보기 어려울 만큼 비약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우선 조종 계통이 바뀌었다. 기존의 F-15E의 기계식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 시스템 대신 디지털 방식의 FBW가 적용되어 조종 반응성과 기동성이 크게 향상됐다. 레이더는 기존의 기계식을 제거하고 현존 최고의 전투기용 레이더 중 하나로 꼽히는 AN/APG-63(V)3 능동전자주사식(AESA) 레이더가 탑재됐다. 

레이더와 신형 디지털 미션 컴퓨터의 도입으로 F-15SA는 280km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고, 10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해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차세대 전자전 장비인 DEWS(Digital Electronic Warfare System)를 갖춰 나에게 날아오는 적의 공대공 미사일을 교란해 떨어뜨릴 수 있는 강력한 방어 능력도 구비했다.

‘미사일 캐리어’로 운용

보잉은 사우디 공군용 F-15SA를 개발하면서 스트라이크 이글의 성능을 한 단계 높이고, 이후 수주한 카타르 수출 계약을 통해 레이더와 조종계통, 항공전자장비를 추가 개량한 F-15QA를 만들어 내면서 기존 4세대 수준이었던 F-15를 4.5+세대 이상의 가공할 전투기로 탈바꿈시켰다. 그 F-15QA 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개량된 것이 F-15EX다. 

F-15EX는 280km 이상 거리에서 적 전투기를 탐지하는 것은 물론 적 전투기에 직접 전자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가공할 성능의 차세대 레이더 AN/APG-82(V)1을 탑재한다. 레이더를 보조하는 센서로 고성능 전방적외선감시기(FLIR)이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사우디 공군용보다 더욱 진일보한 DEWS 전자전 장비도 갖췄다. 기체에 장착된 모든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고성능 미션 컴퓨터를 통해 융합되며, 융합된 정보는 1면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조종사의 헬멧에 장착된 HMD 고글에 표시됨과 동시에 실시간 데이터 링크를 통해 아군에게 공유된다. 

무장 능력도 크게 강화됐다. F-15EX는 무장 장착대 변경을 통해 AIM-120D급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무려 22발이나 동시 탑재 가능하다. 기존 F-15E가 10발 정도를 탑재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탑재량이다. 여기에 탑재되는 AIM-120D는 최대 200km까지 공격이 가능하므로, F-15EX는 혼자서도 적 전투기 1~2개 편대를 원거리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해 격멸할 수 있는 가공할 공격 능력을 갖는다. 

미 공군은 F-15EX의 미사일 탑재 능력을 이용해 이 전투기들을 ‘미사일 캐리어(Missile Carrier)’로 운용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적의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전면에 배치하고, 적의 레이더 경보장치에 탐지되지 않는 전자광학조준장치(IRST)로 은밀하게 표적을 조준한 뒤 표적 정보를 2선의 F-15EX에 보내 200km 거리에서 대량의 미사일을 날려 적 편대를 일거에 날려버리는 전술이다. 

F-35가 없다면 조기경보기와 F-15EX를 데이터링크로 묶어서 조기경보기가 보내준 표적 정보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도 있다. F-15EX는 일반적인 전투기 3~4대분의 미사일을 탑재하므로 F-15EX를 운용하는 측은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로도 다수의 적과 교전할 수 있는 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 공군이 이러한 고성능 F-15EX 도입 구상을 밝히자, 일본은 잽싸게 F-15 성능개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98대의 F-15MJ 전투기를 미 공군이 구상했던 F-15EX에 준하는 사양으로 개량하는 45억 달러 규모의 개량 사업을 발표했다. 

일명 ‘슈퍼 카이(Super 改)’로 불리는 이번 개량 사업을 통해 일본의 F-15MJ는 AN/APG-63(V)3 AESA 레이더와 신형 임무컴퓨터, 디지털 전자전 시스템(DEWS) 등을 장착하고,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JASSM과 공대함 미사일 LRASM 운용 능력을 추가해 본격적인 멀티 롤 전투기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성능 개량에 대당 400~500억 원 소요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F-15K 전투기의 성능 개량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F-15K는 60여 대로 지난 2000년대 초반 도입된 후 아직 별다른 개량 없이 15년 가량을 써 왔다. 이 F-15K 60대를 일본보다 우수한 사양인 AN/APG-82(V)1 레이더, 디지털 전자전 시스템과 신형 임무컴퓨터 등을 적용해 개량하려면 대당 400~500억 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 3조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현재 다양한 전력증강사업을 벌여놓고 있는 군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예산 부담을 이유로 개량을 미룬다면, 대당 1200억 원이 넘는 F-15K는 주변국의 신형 전투기를 상대로 미사일 한 발 날려보지 못하고 잿더미가 되어버릴 공산이 크다. 

미 공군이 F-15EX 대량 구매 계획을 밝힌 지금은 한국에게 큰 기회다. 미 공군용 전투기에 들어가는 각종 레이더와 전자장비 등이 대량으로 생산돼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량 사업을 미 공군의 성능개량 및 신조기 구매 사업과 연계해 대외군사판매(FMS) 형태로 도입하면 예산 절감의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해야 했던 3년 차 직장인 A(29)씨는 이번 주 들어서는 9시가 되기 10분 전에야 간신히 눈을 뜬다. 9시가 넘어 근무 시간이 시작돼도 상사의 업무 지시가 내려올 때까지 최대한 침대 위에서 버틴다. 업무가 한가해지는 오후 3~4시쯤에는 잠시 근무지를 이탈해 빵을 사거나 카페에 가는 등 개인 용무를 보기도 한다. “저뿐만 아니라 다 그래요. 그래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어요.” 재택근무하는 A씨의 말이다.

B(32)씨의 회사 또한 일주일에 하루는 재택근무를 한다. B씨는 “일주일에 하루지만 주말에 붙여서 휴가처럼 금, 월요일에 재택근무를 한다”며 “나흘 연속으로 회사를 가지 않으니 휴가를 보내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한 부서장은 “일주일에 하루씩 재택근무를 하는데, 눈에 안 보이니 주변에 있는 직원들에게만 일을 시키게 된다”면서 “한번은 재택근무 중인 직원에게 전화했는데, 화들짝 놀라면서 전화를 받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나중에 추궁해보니 근무시간에 부동산을 보러 간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위에서 알면 부서 인원을 줄여도 되겠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기업이 확진자 및 접촉자 발생으로 일시적으로 재택근무를 했거나 재량 재택근무 체제를 도입한 가운데, 올해 연말쯤이면 적지 않은 기업이 재택근무 당시의 경험을 근거로 인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은 크게 2가지다. 일단 주 5일 근무 중 1~2일을 재량으로 재택근무할 수 있는 회사의 부서장들은 재택근무일이 사실상 휴일과 같다고 지적한다. 개인별로 업무 보고를 받다 보니 각각의 성과가 명확히 보여 ‘무임승차자’를 걸러내기 쉬워졌다는 것도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한 대기업 인사팀 직원은 “팀장들은 ‘개개인과 소통하다 보니 누가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지, 누가 아무 고민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내는지 명확히 보인다’고 말한다”면서 “팀원들에게 매일 업무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는데, 일부 직원들은 전날 보고했던 내용을 다시 재탕하는 등 내용에 알맹이가 없어 무임승차자를 걸러내기 쉽다”고 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평상시에도 업무 능력이 우수한 직원들은 재택근무 시 본업을 게을리한다는 지적을 받을까 염려해 더 많은 시간을 근무에 투입하는 경우가 있다고 일부 관리자는 말하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집에 있다는 이유로 놀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까 의식하는 직원들은 평상시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업무에 할애하고 있다”면서 “회사에 있으면 상사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등 시간을 빼앗기는 때도 있는데, 재택근무로 인해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직원은 “회사에 있을 땐 종종 담배를 피우러 나가곤 하는데, 재택근무 때는 담배 피우러 가면 놀러 나간 것으로 보일까 봐 아예 금연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에 대한 직장인들의 만족도는 높다. 출퇴근 시간이 감소하는 등 ‘워라밸’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 경험을 해 본 직장인의 84.4%가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응답한 사람도 61.5%에 달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도 하반기 이후에는 구조조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구조조정에 목마른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3분기 경기 급반등 기대감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 하반기 재계 키워드는 생존, 비용 절감, 구조조정, 언택트(비대면), 조직 변화”라며 “코로나 사태가 최소 2년은 지속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재택근무를 통해 인력 절감 가능성을 맛본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눈길을 돌릴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택근무 경험을 통해 기업은 모든 사원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그동안 해오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언택트와 콘택트의 절묘한 조화는 미래 근무 형태가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무튼, 주말- 변희원 기자의 한 點] 6년째 유령수술 실태 고발..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김선웅 원장은 2004년 취미 삼아 방송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학사를 받았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서 법제이사로 있던 2014년부터 유령 수술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게 됐다. “차라리 공부하지 말걸 하고 후회한 적도 있어요. 그러면 법제이사도 안 했을 테고, 유령 수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겠지요. 그랬다면 몸과 마음이 지금보다 편할 텐데….” 그가 유튜브(닥터 벤데타) 촬영을 하기 위해 만든 세트엔 법전이 놓여 있었다. / 천안=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선웅 원장은 2004년 취미 삼아 방송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학사를 받았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서 법제이사로 있던 2014년부터 유령 수술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게 됐다. “차라리 공부하지 말걸 하고 후회한 적도 있어요. 그러면 법제이사도 안 했을 테고, 유령 수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겠지요. 그랬다면 몸과 마음이 지금보다 편할 텐데….” 그가 유튜브(닥터 벤데타) 촬영을 하기 위해 만든 세트엔 법전이 놓여 있었다. / 천안=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의사 면허를 받은 지 25년째인데 의사면허증에 동의받지 않은 사람의 신체를 칼이나 전기톱으로 잘라도 된다는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6월 5일 오후에 열린 서울 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성수제)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인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52) 천안메디성형외과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A병원은 김 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1심은 김 원장에게 혐의가 없다고 나왔고, 2심은 진행 중이다.

“살아있는 사람이 누워 있고 그 사람은 나한테 신체 생명 맡기고 수술비까지 지불했는데 ‘수술대 위에 놓여 있는 게 사람이 아니다’란 전제에서 그런 짓을 벌인 겁니다.” 김 원장이 변론 중 언급한 ‘그런 짓’이란 일명 유령 수술. 이런 유령 수술이 알려진 건 위에서 언급한 재판에 등장하는 A병원의 전문의 B가 2014년 이 사실을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이하 의사회)에 고백하면서부터다. B의 양심선언을 들은 사람이 당시 의사회의 법제이사로 활동했던 김 원장이다. 의사회는 그해 진상 조사를 벌여 대국민 사과를 했고, A병원을 보건복지가족부와 검찰에 고발했다.

유령 수술을 알게 되고 나서 김 원장은 6년째 “유령 수술은 곧 살인”이라며 유령 수술의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그는 왜 자신이 몸담은 업계를 비난하고, 피고인이 되어 법정에 서는 것일까. 그의 성형외과가 있는 천안을 찾아갔다.

우리가 의사지, 백정이냐

성형외과 실태를 알리기 위해 김선웅 원장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닥터 벤데타’. / 유튜브 캡처
성형외과 실태를 알리기 위해 김선웅 원장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닥터 벤데타’. / 유튜브 캡처

2018년 2월 공중파의 한 시사 프로그램이 유령 수술을 다룬 날, 네티즌들은 이 방송에 나온 병원이 어딘지 묻는 댓글을 포털에 남겼다. 김 원장이 답변을 달았다. “여긴 C병원이지만 A, D, E, F병원 등등에서 유령 수술 하다 죽인 사람 꽤 많다고 알려졌죠. 복지부는 실태조사도 안 해요. 의사들 사이에서는 대충 이 병원들에서 지금까지 200~300명 죽인 걸로 소문 파다합니다. 수술하다 죽이고, 3억5000만원 쥐여주고 보험 처리하고, 그래서 보호자들 입 막고, 병원장은 보험회사에서 3억5000만원 돌려받고.” A병원은 김 원장을 고소했다. A병원은 2000년대 후반부터 강남의 5대 성형외과로 꼽힌 유명한 대형 성형외과였다.

―A성형외과와의 악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2014년 초 출근을 해서 컴퓨터를 켰는데, 그 병원 앞에서 고등학생들이 항의 시위를 한다는 기사를 봤어요. 수능 마친 고3 학생이 수술을 받다 죽었는데, 친구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는 거예요.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최선을 다했더라도 의료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걸 환자 가족에게 이해시키고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하는 것도 우리 의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죠. 그랬더니 ‘이 XX 뭐냐’ ‘넌 빠져라’와 같은 비난 댓글이 달렸어요. 등골이 서늘했어요. 조직적으로 연대한 세력이 이 병원을 비호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시 의사회 회장에게 이 병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자고 건의했고, 회장도 동의했어요. 의사회 회원에게도 설문했는데 97%가 찬성했고요. 의외였습니다. 다들 아무 말 안 하고 있을 뿐이지 뭔가 알고 있었던 거죠.”

―진상조사로 유령 수술이 밝혀졌나요.

“전문의 8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이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별별 내용이 다 있었어요. 예를 들어 쌍꺼풀 수술하는 데 40분 넘게 걸리면 의사한테 페널티를 줘요. 탈세도 많이 했고, 프로포폴도 빼돌렸고. 조사 보고서를 만든 뒤 한 달이 지나서 그 병원에 있던 의사 B한테 연락이 왔어요. 유령 수술에 동참했다고, 자기에게 증거 자료가 있다고. 그는 환자 진료 기록을 갖고 있었어요.”

―뭐라고 하던가요?

“유령 수술에 가담하면서 너무 괴로웠대요. 상담 의사 한 명이 아픈 바람에 그가 상담 의사 역할을 맡았거든요. 자신이 상담한 환자들이 누구에게 수술을 받았는지도 모른대요. 성형외과 전문의를 고용하면 인건비가 더 드니까 눈은 안과 의사, 코는 이비인후과 의사, 턱은 치과 의사한테 수술을 맡기는 식이었어요. 원장이 유령 의사들에게 교육하는 내용도 녹음을 해왔는데, 그게 충격적이에요. ‘수술실에 있는 환자가 해당 수술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괜히 뭐 해보려다 사고 치지 말고 수술한 흔적만 내라.’ ‘병원이 잘되는 건 수술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환자를 수술대에 눕히는지가 관건이다.’ 문제는 유령 수술을 하는 병원이 여기 한 군데가 아니라는 거예요. 당시 대형 성형외과 몇 군데서 이미 이뤄지고 있었고, 규모가 더 작은 데서도 했어요. 거기서 근무하던 의사나 직원들이 얘길 해서 알죠. 하지만 이걸 입증할 증거가 없고, 이 사람들도 증인으로 안 나서요.”

김선웅 원장은 “나도 예전에 눈매가 사나워 보여서 쌍꺼풀 수술을 했다. 그런데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다”고 했다. “성형의 유혹에 빠지기 얼마나 쉬운 줄 아세요? 경력 많고 상담 잘하는 성형외과 의사는 김태희도 성형수술대에 눕힐 수 있어요. 안 예쁜 사람만 성형하는 게 아닙니다. 예쁜 사람은 외모의 사소한 부분만 지적받아도 계속 그 단점을 생각하거든요.” / 천안=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선웅 원장은 “나도 예전에 눈매가 사나워 보여서 쌍꺼풀 수술을 했다. 그런데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다”고 했다. “성형의 유혹에 빠지기 얼마나 쉬운 줄 아세요? 경력 많고 상담 잘하는 성형외과 의사는 김태희도 성형수술대에 눕힐 수 있어요. 안 예쁜 사람만 성형하는 게 아닙니다. 예쁜 사람은 외모의 사소한 부분만 지적받아도 계속 그 단점을 생각하거든요.” / 천안=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유령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브로커가 환자를 데려오기도 하고, 환자들이 스타 의사를 보고 병원을 찾기도 해요. 상담실장이 일단 수술할 부위와 방법을 정해줘요. 그리고 환자들은 스타 의사와 만나 상담을 받고 수술 날짜를 정해요. 수술실에서 스타 의사가 마취 직전까지 환자 옆에 있다가 마취가 되면 그 의사는 수술실을 나가고, 유령 의사가 들어와서 차트를 보고 수술을 하는 식이죠. 유령 수술을 하기 위해서 눈이나 코 수술할 때도 국소 마취가 아니라 전신 마취를 해요.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에요. 전문의보다 싸기 때문에 고용하는 유령 의사는 실력이나 경력이 모자라니까 수술 중 사고를 일으키거나 후유증을 남기고, 유령 수술을 위해 필요 이상의 마취를 하면서 또 사고가 일어나고요. 유령 의사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책임지고 대처를 할 수도 없죠. 무엇보다 환자의 동의를 안 받은 사람이 수술을 했다는 게 가장 문제입니다.”

―병원을 운영하는 원장 입장에서는 돈 때문에 유령 수술을 할 텐데, 고용된 유령 의사도 마찬가지인가요?

“일단은 돈 때문이죠. 의사 면허 땄다고 해서 혼자서 당장 뭐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유령 수술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데다가 실습도 할 수 있거든요. 이건 진짜 환자를 ‘마루타'(인체 실험 대상자) 취급하는 거예요. 유령 수술 조사하면서 저와 동료들이 ‘우리는 의사지, 백정이 아니잖아’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성형 광고, 다 포토샵이다?

의사 B가 병원 A에서 갖고 나온 진료 기록에 등장하는 환자는 130여명. 김 원장과 동료들이 그중 턱 수술을 한 35명에게 연락했더니 7명이 후유증을 호소했다. 그들은 턱에 감각이 없거나, 입을 제대로 못 벌린다고 했다. 의사회는 이 병원을 사기로 고발했고, 후유증이 심한 환자들은 상해로 병원을 고소했다. 사기죄로는 기소됐지만, 검찰은 병원을 상해죄로는 기소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상해죄가 아니란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환자 동의 없이 수술하면 상해가 맞는다. 환자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한 건 자신을 상담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에 동의한 것이지, 다른 의사에게 수술받는 것을 동의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환자의 신체권을 침해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사기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고, 법원에 의견서도 제출했다. 2015년에 시작해 5년 넘게 속행된 재판은 8월 22일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다른 병원에서도 환자가 죽었고, 여전히 유령 수술이 벌어진다는 소문이 돌자 김 원장은 답답해졌다. 2018년 의사회의 법제이사 임기도 끝났다. 지난해 2월, 김 원장은 ‘닥터 벤데타’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성형외과의 실태에 대해 고발했다. 가면을 쓰고 진행하다가 지난 3월 자신의 얼굴을 공개했다.

―성형을 하려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유령 수술이 가능한 것 아닌가요?

“이 문제는 2007년 의료 광고를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과장 광고가 판을 쳤고, 연예인들이 광고에 등장하고. 3억원 넘는 광고비를 받은 연예인들이 해당 병원에서 수술 안 한 경우도 있었어요. 가장 심각한 게 수술 전후를 비교해 보여주는 ‘비포 앤 애프터’ 광고죠. 이게 나오면서 성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그 광고 중 대부분이 위조에 가까운 포토샵을 거쳤다는 것도 모르고, 그걸 보고 병원에 찾아가는 거죠.”

―환자가 늘어난 게 문제가 되나요?

“눈을 찢고 꿰매면 눈이 예뻐지고, 턱을 부수면 갸름해지는 줄 아세요? 수술을 해서 나아지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아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양악 수술을 하려면 신경을 다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고, 눈에 쌍꺼풀이 생기면 오히려 더 어색한 눈매를 갖는 사람도 있어요.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를 다 수술하는 건 말이 안 돼요. 저도 상담한 사람 열 명 중 세 명 정도 수술해요.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유령 수술을 하는 목적은 더 많은 환자를 수술대에 눕히기 위한 거예요. 이런 병원이 환자를 인간 취급을 할 리가 있겠어요.”

―유령 수술이 영리 활동이라고 주장한다면 어쩌시겠어요.

“광고 안 하고, 오는 환자 절반 넘게 돌려보내고, 유령 수술 안 해도 수술만 제대로 하면 성형외과 돈 잘 법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벌어봐서 누구보다 잘 알아요. 대체 얼마를 벌고 싶기에 의사로서의 양심,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다 던져놓고 그런 짓을 합니까. 유령 수술하면 환자가 수술대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 건데, 그건 병원 영업이 아니라 살인이라고요. 그래서 사기보단 상해로 우선 처벌을 받아야 해요. 환자의 재산권보다 신체권을 침해한 게 더 심각한 문제거든요.”

―2014년 유령 수술이 세상에 드러난 뒤 줄지 않았나요. 수술실에 CCTV를 설치했다는 성형외과도 많아졌습니다.

“줄어들긴요. 형사처벌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 누가 겁을 먹어요. 마음먹고 유령 수술하려면 CCTV도 다 소용없어요. 지난해 초에도 한 성형외과 전문의가 유령 수술에 가담했다는 죄책감에 못 이겨 자살을 했어요. 그래도 지난 1년간 유령 수술이 언론에 계속 나오고, 제가 유튜브에서 계속 떠들어대니까 올 들어 좀 잠잠해지긴 했어요. 이게 근절되려면 국가기관에서 이제껏 이뤄진 유령 수술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혐의가 입증되면 상해죄로 처벌을 해야 합니다. 성형 광고도 금지해야 업계가 정상으로 돌아가죠.”

―예뻐지고 잘생겨야 한단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입니다. 성형외과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말릴 수 있을까요.

“외모에 대한 강박을 심어주는 사회이기 때문에 더더욱 성형 광고를 금지해야 합니다. 2015년 제가 의사회에서 법제이사로 활동했을 때 ‘렛미인'(전신 성형을 해주는 TV 프로그램)에 불법 광고나 알선의 소지가 있으니 방송을 그만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냈어요. 두 번 보내니까 폐지가 되더군요. 어떻게 TV에서 성형하면 인생이 바뀌는 것처럼 보여줄 수 있죠? 설령 그게 현실이라고 해도 그걸 긍정하고 조장하는 게 정상입니까.”

그냥, 성형수술대에 눕지 마라

금요일 오후, 천안에 있는 김 원장의 병원에 찾아갔을 때 접수대에 간호사가 한 명 있었고, 대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첫 인터뷰는 그가 유튜브를 찍는 곳에서 이뤄졌다. 병원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건물의 한 사무실. 벽지가 찢어지고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휑한 사무실 한가운데 수술용 침대와 조명이 놓여 있었고, 전동 톱, 갈고리, 가위 등이 벽에 걸려 있었다. 을씨년스러운 게 공포 영화 촬영장 같았다.

―문제가 된 댓글에서 언급한 병원은 다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입니다. 지방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라서 그런다는 얘기도 들었을 법합니다.

“병원은 작아도 저 잘 벌었고, 제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다른 데를 부러워하거나 질투할 필요가 없었어요. 또 이걸로 제가 돈을 더 버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이 싸움 시작한 이래로 조사하고 다니랴, 검찰과 법원 다니랴, 유튜브 찍으랴, 병원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단골이나 재수술 환자만 찾아와서 제 수입은 10분의 1로 줄었어요.”

―가족이나 직원들의 불만이 있겠네요.

“직원 월급은 예전과 똑같이 주기 때문에 불평은 없어요. 아내는 제 성격을 잘 알아서 하지 말란 얘긴 안 하는데 해코지라도 당할까 봐 걱정을 많이 해요.”

―동종 업계에선 욕을 안 합니까.

“대부분은 유령 수술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유령 수술이 없어져야 선량한 의사들이 제대로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에 저를 비난할 것 같진 않아요. 그렇다고 저랑 같이 나서지도 않겠지만….”

―병원 운영을 못 하고, 고소도 당하는데 왜 나서나요? 본인이나 가족이 피해를 본 것도 아니고, 이게 의무도 아닙니다.

“수술실에서 성형 수술하는 걸 한번 보면 그런 질문 못 할걸요. 성형 수술에 쓰이는 도구는 톱, 망치, 칼, 가위 같은 겁니다. 그런 도구로 사람의 뼈를 부수고 자르고, 살을 오리고 찢습니다. 그런데 환자의 동의를 안 받은 사람이 그런 행위를 한다고요? 그건 인간을 인간으로 보는 것을 포기하고 정육점의 고깃덩어리로 취급하는 겁니다. 저는 가끔 수술대에서 성형을 받다가 죽은 여고생을 떠올리면 몸서리를 쳐요. 이거라도 안 하면 제가 못 견딜 것 같아요.”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까.

“학생들은 제발 부모님과 함께 여러 병원을 찾아서 상담을 받고 결정하세요. 조금이라도 의심이나 의문이 들면 수술받지 마세요. 자기 몸을 갖다가 톱으로 썰고, 가위로 오리는 일인데, 어떻게들 그렇게 쉽게 수술대에 오릅니까. 성형업계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아예 수술대에 눕지를 말라고 하고 싶네요.”

: 유령 수술(ghost surgery)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의사가 하는 수술. 상담받은 성형외과 스타 의사가 수술하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전신마취 후에 유령 의사가 등장하는 식이다. 유령 의사는 성형 전문의가 아니거나 다른 전문의보다 인건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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